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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까지 가능하다”는 말은 15억짜리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일까

읽는 시간 약 10분

한 부부가 전원주택을 둘러본 뒤 가격을 협의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배우자 한 사람이 주택생활에 부정적이었지만 집을 둘러본 뒤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주방과 수납공간이 마음에 들었고, 다른 배우자도 주택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가격처럼 보였습니다.

부부는 현재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을 계산하면 집값으로 15억 원 안팎까지 마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도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더 이어가자 이 금액은 단순한 구매예산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거주지에 묶여 있는 자금과 금융자산이 있었고, 이후 다른 주택과 관련해 다시 투입해야 할 돈도 있었습니다. 일정에 따라 일부 대출을 이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었습니다.

15억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말과 15억을 이 집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은 같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금액과 자산 구성, 일정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일부 변경했습니다.

고객이 말하는 예산에는 여러 의미가 섞여 있다

전원주택 상담에서 “예산이 얼마인가요?”라고 물으면 하나의 숫자로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억, 15억, 20억처럼 구매 가능한 상한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 숫자가 무엇을 포함하는지는 고객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보유 현금만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기존 주택을 처분했을 때 받을 금액까지 포함합니다. 대출 가능액을 더한 최대치를 예산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토지와 건물 가격만 계산하고 취득과 이사, 추가공사에 필요한 비용은 별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예산 숫자만 확인하면 실제 구매 가능성을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그 숫자가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돈인지, 앞으로 마련할 돈인지, 대출까지 포함한 최대치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마련할 수 있는 금액과 사용해도 되는 금액

이번 부부는 여러 자산을 합하면 희망가격에 가까운 금액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자금을 집값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까운 시기에 다른 주택과 관련해 필요한 자금이 있었고, 현재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여유자금도 남겨야 했습니다. 기존 자산을 현금화하는 시점과 전원주택의 잔금일도 정확히 맞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매 가능한 최대금액만 계산하면 계약은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자금 일정이 시작될 때 다시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예상했던 자산 처분이 늦어지거나 금융자산의 가치가 달라지면 계획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매예산은 두 번 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얼마까지 마련할 수 있는가입니다.

두 번째는 그중 얼마까지 이 집에 사용해도 이후 계획이 유지되는가입니다.

두 금액 사이에 차이가 없다면 작은 변수에도 전체 자금계획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총자산이 많아도 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

부동산을 보유한 고객을 만나면 구매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산이 있다는 사실과 잔금일에 현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기존 주택을 매도해야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라면 매도 일정이 중요합니다. 임대를 놓아 보증금을 활용할 계획이라면 임차인을 구하는 시기와 조건이 영향을 줍니다.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금액으로 현금화할 수 있다고 미리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대출 역시 예상금액과 실제 심사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을 총자산으로만 보면 이런 시간 차이를 놓치게 됩니다.

계약에서는 자산의 규모뿐 아니라 필요한 날짜에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집값 외에 남겨야 할 금액

전원주택을 구입할 때는 매매가격이나 분양가격 외에도 자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세금과 등기, 이사 비용이 발생하고, 입주 후 생활에 맞게 추가로 손볼 부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기존 집과 새집의 일정이 맞지 않으면 임시거주나 보관 비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전원주택은 아파트와 다른 생활준비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차량이나 가구를 바꾸거나, 창호 보완과 차양·수납·조경 같은 추가공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모든 구매자가 이런 비용을 동일하게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포함된 항목도 있고 필요하지 않은 항목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집값을 먼저 최대치로 정한 뒤 나머지 비용을 남은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계약 전에 집값 외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과 선택 가능한 항목을 나눠봐야 합니다.

세금과 대출처럼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은 계약 전 관련 전문가와 금융기관을 통해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앞으로 들어갈 돈도 현재 예산의 일부다

이번 사례에서 중요한 변수는 구매 이후의 자금 일정이었습니다.

가까운 시기에 다른 부동산과 관련해 큰돈이 다시 필요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전원주택 구입에 자금을 최대한 사용하면 다음 계획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돈은 아직 지출하지 않았더라도 현재의 구매예산에 영향을 줍니다.

자녀 지원이나 사업 운영자금, 기존 대출 상환, 다른 주택의 임대보증금처럼 시기가 정해진 지출이 있다면 미리 분리해야 합니다.

전원주택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이유로 예정된 자금까지 현재의 구매능력으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앞으로 반드시 사용해야 할 돈은 이미 용도가 정해진 자금에 가깝습니다.

가격협상 전에 실행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구체적인 희망가격을 제시하면 가격협상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매도자가 그 가격을 받아들인 뒤에도 고객이 계약할 수 없다면 협상은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가격을 전달하기 전에 다음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희망가격이 받아들여지면 실제로 계약할 것인지, 계약금은 언제 지급할 수 있는지, 잔금까지 필요한 기간은 얼마인지, 기존 자산 처분이 늦어지면 대안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가격만 맞으면 된다는 말과 가격이 맞으면 정해진 일정으로 계약할 수 있다는 말은 다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도자에게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청하기 전에 그 가격이 받아들여졌을 때 자신의 자금계획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협상에 성공했지만 자금 일정 때문에 계약하지 못하면 가족과 거래 상대방 모두 불필요한 기대를 갖게 됩니다.

세 종류의 예산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원주택 구매예산을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보다 다음 세 가지로 나누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첫 번째는 절대 상한입니다.

보유자산과 대출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어떤 경우에도 넘기 어려운 최대금액입니다.

두 번째는 실행 가능한 금액입니다.

계약금과 잔금 일정에 맞춰 실제로 마련할 수 있으며, 이후 예정된 지출을 방해하지 않는 금액입니다.

세 번째는 주택에 사용할 금액입니다.

세금과 이사, 필요한 보완공사와 비상자금을 제외하고 부동산 가격 자체에 투입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 세 숫자가 같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절대 상한에 가까운 집을 선택할수록 가격을 맞출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만, 이후 변수에 대응할 여유는 줄어듭니다.

예산을 정할 때 필요한 질문

복잡한 자산표를 만들기 전에 몇 가지 질문으로 현재 예산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말한 예산은 현재 현금인가, 자산 처분 후의 금액인가
  • 대출 예상액이 포함되어 있는가
  • 기존 주택의 매도나 임대가 늦어져도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가
  • 구매 후 1년 안에 예정된 큰 지출이 있는가
  • 집값 외 비용과 입주 후 보완비용을 별도로 남겼는가
  • 자금계획이 예상과 달라질 때 중단할 기준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구매 가능금액을 대신 계산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이 말하는 예산 안에 서로 다른 돈이 섞여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확한 세금과 대출 가능액은 개인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금융기관과 세무·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15억짜리 집을 살 수 있는 사람

15억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15억짜리 집을 살 준비가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계약 일정에 맞춰 그 돈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집값 외 비용을 감당해야 하며, 이후 예정된 자금계획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현재 현금이 15억에 미치지 않더라도 기존 자산의 일정과 대출계획이 확정되어 있고 충분한 여유가 있다면 계약 실행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유한 자산의 크기를 과시하거나 축소해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희망가격이 받아들여졌을 때 실제로 계약할 수 있는 구조인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번 부부에게도 집값을 조금 더 낮추는 협상만큼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음 자금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잔금까지 지급할 수 있는 가격이 얼마인지 다시 계산하는 일이었습니다.

하나의 사례를 일반화할 수 없는 이유

모든 전원주택 구매자가 기존 주택이나 여러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금으로 간단하게 거래하는 경우도 있고, 기존 주택 매도와 새집 잔금 일정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15억 원이라도 가족의 소득과 부채, 이후 지출계획에 따라 의미는 전혀 달라집니다.

따라서 이 글은 특정 금액이면 전원주택을 살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말하는 최대예산을 곧바로 집값의 상한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입니다.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큰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한 뒤에도 가족의 계획을 유지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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